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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말. 나라가 참 시끄러웠고 추운 날씨에도 대단한 국민들이 일궈낸 제 19대 대통령 선거.


지난 4월 30일(일)
재외국민투표에 참여하고 왔다.
(원래는 토요일에 가려고 했으나 후보 단일화에 대한 여러가지 얘기가 나와 하루 늦게 가게됨)

얼마전 이케아에서 배송비 거금 3990엔을 들여 주문한 탓에 영사관까지 왕복 차비 약 1000엔 정도를 아껴보고자 무리한 도전을 했다.

 

주후쿠오카 총영사관의 위치는 야후 돔 근처(X가 주후쿠오카 총영사관..)

※ 이러니 저러니 해도 긴급 위기상황에는 영사관으로 연락을...

   주소 : 〒810-0065 福岡市中央区地行浜1-1-3 (1-1-3, Jigyohama, Chuo-ku, Fukuoka)
   전화번호 : (092) 771-0461~2 | 긴급연락처: 080-1776-3653, 090-1367-3638 (근무시간외 휴일 및 야간)

 

 

텐진이나 후쿠오카에서 가려면 버스를 타는게 가장 좋을 듯

영사관에서 가장 가까운 정류장 이름은 영사관앞(領事館前)과 야후오크돔앞(ヤフオクドーム前)임.

야후돔까지 가는 버스가 더 많기 때문에 이쪽을 추천함.

(자세한 노선은 니시테츠(西鉄)에서)

 

1. 하카타(博多) 출발 - 야후오크돔앞(ヤフオクドーム前)

   - 하카타버스터미널(博多バスターミナル)에서 306번

   - 하카타역A정류장(博多駅前A)에서 301/303/305번

 

2. 텐진(天神) 출발 - 야후오크돔앞(ヤフオクドーム前)

   - 텐진버스터미널(天神バスターミナル)이나 텐진북(天神北)정류장에서 301/303을 타고

     야후오크돔앞(ヤフオクドーム前)나 영사관앞(領事館前)정류장에서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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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 나는 걸어가기로 결심을 했기 때문에 야후에서 지도를 대충 찍어보니 약 4.59㎞ / 55분.

(경로는.. 집위치가 공개 되기때문에 안알랴줌)

 

요즘 퇴근할때 회사에서 집까지 40분정도를 걷기 때문에 뭐 이쯤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음

아침 일찍 나가서 집앞 요시노야(吉野家)에서 아침정식도 먹고

올 때 힘들면 스타바에 들러 아이스라떼 한잔하면 될 것 만 같았음

 

모처럼 주말에도 부지런하고(아침 챙겨먹는) 의식있는(투표도 하는) 어른인 듯(스타바 커피마시는) 해보고 싶었음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화장까지 하고 7시 15분 집을 나섬.

평일 기상시간보다도 빠른 시간에 나옴.(스스로 대견했음..)

 

이른 아침부터 조깅하는 사람들 틈에서 나도 신나게 걸었음.

신호도 잘 받았고.. 가다가 이사가고 싶어서 부동산홈페이지에서 검색하던 맨션도 슬쩍 구경했음

 

남들 다 찍는 아이폰 필터 넣은 사진도 찍어봄..(우리집은 큰 길이라 일본 느낌이 별로 안나는데 이 동네는 일본느낌 많이 났음 - 唐人町)

 

 

 

1시간 10분정도 걸려서 드디어 영사관에 도착!

야후 지도 보다 15분정도 더 걸렸지만 내 걸음걸이+신호+이것저것 구경 하면 대충 맞는것 같음.

 

길건너 보이는 영사관이 엄청 멋있어 보였음..

 

 

 

투표하러 왔다고 말하니까 아저씨가 문 열어주심.

안에 들어가서 투표는 뭐 여권 보여주고 지문인식하고 투표용지 받아서 재빠르게 마침

 

영사관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밖에서만 살짝 찍어봄.

(약 5분정도 한국 갔다옴 ㅋㅋ)

 

 

투표 다 마치고 나니 아침 8시 반쯤 되었음. 그리고 귀가시작.

여기까지는 정말 괜찮았음.

 

되돌아 가면서도 셀카 찍으며 룬룬란란 했는데... 길이 갑자기.. 없어짐;

니시공원(西公園)의 뒷쪽 어디인것 같은데 들어가는 길은 없고 막혀있음.

어쩔수 없이 GPS를 켜니... 나 왜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니....ㅠㅠ

(얼마전에도 텐진에서 길 잃어서 헤매다 결국 지도보고 찾아갔는데;;)

 

9시에 가까워지니 기온도 오르고... 그늘은 없고.. 오호리공원(大濠公園)도 나오고;;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파짐. 아 배가 고파짐. 아무것도 안먹었음.

 

그런데 주말이고 너무 오전이라 그런지 문을 연 가게들이 별로 없어서 눈에 보이는 첫 밥집인 스키야(すき家)에 들어갔음.

고등어구이정식(塩サバ定食)을 주문함! (390엔)

주문하고 진지하게 고민함. 버스타고 가야할지.....

근데 뭔가 지는것 같은 기분이 들었음..

 

 

생선구이 너무 조아..♪

밥 먹고 나니 다시 걸어갈 용기가 났음.

집에 도착하니 11시쯤 되었음.

밥먹는 시간 30분 정도 제외하고 계속..계속 걸었음.

 

집에와서 하루종일 계속 누워있었음;(일찍 일어난 보람 없다;;)

지도에서 대충 찍어보니 돌아올 때의 루트는 약6㎞ / 1시간 10분의 여정이었음.

중간에 길 잃어서 왔다갔다 렉걸린거 포함하면 좀 더 길어질 듯

왕복 10키로가 넘는 거리를 약 3시간에 걸쳐 걸었음.ㅠㅠ

 

 

 

의지가 아니라... 미련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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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바른정당의원 14명이 탈당해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을 함.

 

우리가 무엇때문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탄핵 당한 대통령이 생기고,

몇달동안 대통령이 없는 나라가 되었으며,

지금의 선거가 어떻게 얻어낸 것인지...

그 깟 14명의 국회의원들이 아니라 그들을 지지하는 20%의 국민들이

조금 더 생각을 해 봤으면 좋겠음.

 

진정한 보수의 의미와 대한민국의 국격에 대해서.

 

더 심한 욕도 할 수 있지만 여기까지만.

 

그리고,

외롭고 힘든 길이지만 끝까지 간다는 유승민 후보님께 감사드립니다.

(나는 지난 일요일 이미 재외국민투표를 마쳤기 때문에 3시간동안 걸어가서 투표하고 온 내 소듕한 한표가 사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임ㅎㅎ)

 

굳세어라 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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